30년만의 쾌거 박재성 박사 -- '우리말로 찾는 정음자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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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리 말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성장, 소멸하면서 변한다. 이것을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의도는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는 달라 문자(한자)와는 서로 맞지 아니한 까닭으로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내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서 날마다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라는 어제 서문에 잘 나타나 있듯이 이 서문의 핵심은 한자를 폐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편리하게 어문생활을 하라는 것이었다.
오늘날 세계 속에서 한국어의 위상을 드높이려면 훈민정음의 창제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국어를 더욱 사랑하고 국어 발전에 참여하는 자세를 길러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문맹률은 가장 낮은데 덩달아 문해율도 가장 낮은 기이한 현상을 빚고 있다. 그 원인은 우리 국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자 교육의 폐지가 부른 어문 정책이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국어의 특징이 대부분 어휘가 한자어이고 수많은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인 까닭이다.
다시 말해 어문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도구가 한자 사전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자 사전을 찾는 법은 부수색인(部首索引), 자음색인(字音索引), 총획색인(總畫索引)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한자 사전 찾는 방법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다음의 몇 가지 문제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부수색인은 찾고자 하는 한자의 부수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고, 자음색인은 찾고자 하는 한자의 음(音)을 알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활용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총획색인의 경우에는 먼저 찾고자 하는 한자의 총획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설령 획수를 정확하게 세어서 찾는다고 하더라도 동일 획수에 해당하는 수많은 한자 중에서 가려낸다는 것은 시간의 허비는 물론이고 큰 인내심을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각 한자의 뜻을 중심으로 <우리말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한자 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30여 년 전부터 여기저기 메모해 두었던 원고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였지만, 바다처럼 넓고 넓은 한문 전적(典籍)의 경서(經書)를 전부 찾아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전 원고 작업은 생각만큼 쉽게 진전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하게도 어려서부터 한문 서당에서 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한문학자로서 일로매진해온 덕분에 나름대로 여러 경서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 포기하지 않도록 지탱해 준 밑거름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했던 원고 작업을 거의 20년 만인 2011년에 일차 탈고하였었다.
그러나 선뜻 이 원고를 발행할 출판사를 만나지 못하여 10여 년 동안 보관만 하고 있었는데, 훈민정음 창제 580돌이 되는 2024년 새해를 맞이하여 뜻밖에도 출판 유통의 백년가게 가나북스에서 출판하겠다고 큰 결단을 해주시니 기왕이면 이 자전이 더 많은 사람에게 활용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완하여 세상에 내놓는다.
『우리말로 찾는 正音字典』의 제호를 써주신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인 서예가 雲谷 金東淵 선생님께 衷心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교정(校正) 작업을 할 때 애착을 갖고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교열(校閱)해 준 애제자 一鄕 朴花娟의 노고와 까다로운 편집작업을 묵묵히 감내하면서 훌륭한 디자인으로 마무리해 준 디프넷 이윤진 님의 열정은 아주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쪼록 본서가 많은 독자의 어문생활을 하는 데 일조가 되기를 바란다.
五恨齋에서
編著者 朴在成 識
凡 例
1. 이 冊은 漢字 35,861字를 우리말로 찾는 새로운 字典이다.
2. 이 冊은 各 漢字마다 여러 가지 뜻이 있는 境遇, 모든 뜻을 우리말로도 풀이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編輯하였다.
3. 正音 標題語마다 精確한 풀이를 곁들여 《國語辭典》의 役割도 할 수 있도록 編輯하였다.
4. 例示된 出典의 用例는 『經』·『史』·『子』·『集』을 비롯하여 其他 原典에 依하여 引用하였다.
5. 한 字에 2개 以上의 音이 있을 境遇에는 ( )속에 音을 表記하였다.
6. 같은 字에 여러 가지 뜻이 있거나 原典의 文章이 두 個 以上일 境遇에는 ㉠, ㉡, ㉢ 등의 記號를 使用하여 說明하였다.
7. 우리말에 單一 字로 表記되지 않는 것은 熟語로 卷末에 整理하였다.
8. 이 冊에 收錄된 漢字는 明文漢韓大字典<明文堂 1984>과 古今漢韓字典<南廣祐. 仁荷大學校出版部 1995>을 底本으로 說文解字注<臺灣. 藝文印書舘 1992>와 辭源<홍콩. 商務印書館 1987>, 中文大辭典<中華學術院 1972>에 依據하여 收錄하였다.
9. 特히, 1,193個의 文獻에 收錄된 漢字의 實際 쓰인 文章을 25,537回나 引用하여 名實相符한 『우리말로 찾는 正音字典』이 될 수 있도록 心血을 기울였다.
10. 『우리말로 찾는 漢字語』 7,345個를 附錄(1)에 收錄하여 <字典> 속의 또 다른 《漢字語 辭典》으로서의 機能도 할 수 있도록 編輯하였다.